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써부터 2026년 중간선거 준비에 나섰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11월 24일(현지시간) 여당인 공화당 관계자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18개월 앞둔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빌 하이젱거(미시건) 하원 의원을 설득해 연방 상원 도전 계획을 포기하게 했다. 또한 그는 마이크 롤러(뉴욕), 잭 넌(아이오와) 하원의원을 각각 설득해 주지사 출마 대신 하원 선거에 집중하게 했다.
이는 공화당이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도 하원에서 다수당 위치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민주당과의 격차가 미세한 만큼 일부 격전지에서 의석을 잃을 경우 다수당 위치도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나설 공화당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선거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힌 공화당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후보는 각각 16명과 47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선거전략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4일 지방선거에서 '생활비 상승 문제로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심판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즉시 참모들을 소집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물가 문제에 대한 담론을 장악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 인하에 성공한 사례를 적극 부각하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시로 여론의 동향을 보고받는 등 중간선거 준비에 상당한 시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이처럼 일찍 관여하는 것은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고문을 지낸 빌 갤스턴은 "대통령은 보통 선거철 후반부에 등장하는 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선거모드'의 배경으로 탄핵에 대한 두려움을 꼽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에 의해 두 번 탄핵당했다. 하원의 탄핵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모두 부결됐지만,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했다.
한 선거 전문가는 "내년 중간선거는 트럼프 본인을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면서 "상원은 탄핵 절차를 막는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말했다.